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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KTX 특급열차가 아닌 몇몇 도시에서 여행을 떠나려는 재미있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도록 무궁화호 열차를 타려고 합니다.
거꾸로 달리는 의자쪽에 앉아 지난 날의 희미한 추억들을 뒷 배경으로 보며 현실이 더 빨리 다가오는 차창 너머에 펼쳐지는 수채화를 보면서 넉넉한 모습으로 앉아 가능하면 정거장 마다에서 오르는 많은 친구들을 만나려 합니다.
동구밖 어귀에서 의례히 만나는 이장님같은 분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하고- 천안에서 머무는 동안 천안 명물의 호도과자를 나누어 먹으며- 오랬동안 원양어선을 타며 그리움을 달랬다는 강한 눈빛을 한 마도로스의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듯한 가끔씩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깔끔한 신사와의 만남도 할 것이며- 대전의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농부의 진실하고 현장감이 살아 있어 피부에 와 닫는 삶의 진지한 이야기도 들어가며- 구름도 쉬어 넘는다는 추풍령고개도 넘으려 합니다. 익살스런 사투리의 대구 아저씨를 만나면 그동안 긴장했던 다리와 기지개도 펴면서 코메디 섞인 허풍도 들어 줄 셈이며-. 산위에 우뚝선 아파트가 보이는 부산에 이르면 낭만적이며 아직도 소년스런 로멘스 그레이 모습의 첫사랑같은 친구의 가이드를 받으며- 무역선을 보내고 받는 부두의 사연처럼 긴 인연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주소를 건네며 돌아 올,,, 나는 그런 인연을 만들려 이 기차를 탑니다.- 되도록 많은 인연을 만들어 그중에는 친구로 삼아 가끔 안부를 묻고- 이내 어쉬움을 뒤로한 채 미리 내려버린 친구를
계속 머리에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 허식된 위장보다 솔직한 모습으로- 속이는 웃음보다 속아주는 지혜로-
그동안 닫힌 마음으로 긴 겨울을 보냈던 외로움을 털어 내며 훈훈한 삶의 이야기들을 나누렵니다.
더러는 행운을 만나 사랑의 보금자리를 찿아 떠나는 친구의 아쉬워하는 표정에도 "행복해야 돼"라고 말하며-
약하면서도 강하고 강하면서도 온유한 친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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