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기차여행

우미/토론토 2012. 5. 18. 12:39

기차여행

 

나는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KTX 특급열차가 아닌
몇몇 도시에서 여행을 떠나려는
재미있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도록
무궁화호 열차를 타려고 합니다.

거꾸로 달리는 의자쪽에 앉아
지난 날의 희미한 추억들을 뒷 배경으로 보며
현실이 더 빨리 다가오는
차창 너머에 펼쳐지는 수채화를 보면서
넉넉한 모습으로 앉아
가능하면 정거장 마다에서 오르는
많은 친구들을 만나려 합니다.

동구밖 어귀에서 의례히 만나는
이장님같은 분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하고-
천안에서 머무는 동안
천안 명물의 호도과자를 나누어 먹으며-
오랬동안 원양어선을 타며 그리움을 달랬다는
강한 눈빛을 한 마도로스의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듯한
가끔씩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깔끔한 신사와의 만남도 할 것이며-
대전의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농부의
진실하고 현장감이 살아 있어
피부에 와 닫는
삶의 진지한 이야기도 들어가며-
구름도 쉬어 넘는다는
추풍령고개도 넘으려 합니다.
익살스런 사투리의 대구 아저씨를 만나면
그동안 긴장했던 다리와 기지개도 펴면서
코메디 섞인 허풍도 들어 줄 셈이며-.
산위에 우뚝선 아파트가 보이는
부산에 이르면
낭만적이며 아직도 소년스런
로멘스 그레이 모습의
첫사랑같은 친구의 가이드를 받으며-
무역선을 보내고 받는 부두의 사연처럼
긴 인연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주소를 건네며 돌아 올,,,
나는 그런 인연을 만들려
이 기차를 탑니다.-
되도록 많은 인연을 만들어
그중에는 친구로 삼아 가끔 안부를 묻고-
이내 어쉬움을 뒤로한 채
미리 내려버린 친구를

계속 머리에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
허식된 위장보다 솔직한 모습으로-
속이는 웃음보다 속아주는 지혜로-

그동안 닫힌 마음으로
긴 겨울을 보냈던 외로움을 털어 내며
훈훈한 삶의 이야기들을 나누렵니다.

더러는 행운을 만나
사랑의 보금자리를 찿아 떠나는
친구의 아쉬워하는 표정에도
"행복해야 돼"라고 말하며-

약하면서도 강하고
강하면서도 온유한 친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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