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시카고 Drive

우미/토론토 2011. 12. 6. 02:15

 

시카고 Drive

 





시카고 여행
가을에 떠나는 렌트카 여행은
Thanks Giving Day 연휴라서
이곳에선 추석 같은 날.
오후 2시에 예약 없이 차를 빌릴 수 있었던
행운을 얻었고,
바쁘다는 핑계로 미국비자만 챙겨서
운전대를 잡고 나섰다.


서쪽으로 향하는 오후의 가을 햇살과 함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갈대숲을 지나며 ,
여러 모양의 여인을 만났는데,,,
처음 만난 소녀다운 갈대는 살랑살랑 피어있는
코스모스 사이로 수줍은듯 얌전해 보였고,
준 고속도로 양 사이로 즐비한 갈대들을 얼마쯤 지나

성숙한 갈대를 만났는데,
흐드러지게 깔깔대며 웃어대는 그 모습은,
어느 단편소설에서 읽은 정분이 고모가
동동 구리무 바르고
분가루를 허옇게 칠하고는
오일장에 구경나와
사십을 한참이나 넘긴 탓에 부끄러움도 버린 채,
호들갑스럽게 너스레를 떠는,
그렇게도 주책없이 흐드러지게 깔깔대는
그런 푼수 떼기 없는 갈대였다.


그렇게 두어 시간 지났을까,
해가 석양에 걸린 즈음,
콩밭 메던 홀어머니의 숨죽이며
흐느끼는 갈대를 만나고는,
나도 소리 내어 따라 울고 갔던 시카고 가는 길.

국경을 넘어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를 지날 때,
해는 이미 기울어 앞차의 불빛만 바라보며 달렸다.
"아담과 이브처럼"을 시작으로
두어 모금의 맥주를 목에 추긴 듯,
캄캄한 밤길에는 노래가 잘도 불러졌다.
얼마나 불러 젖혔던지? 목도 잠기고,
앞차만 보면 따라붙어
경찰을 따돌리는 행운도 두 번이나 얻었다.
칠흑 같은 어둠을 그렇게 조금 지나,
시카고의 화려한 빌딩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늦은 밤에 만난 친구와 나는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지난 이야기를 하고 또 하고,
미시간 호수밖엔 가볼 곳이 별로 없는 시카고.
다음날, 가을 햇살이 좋아
단풍산책을 떠나 성지순례를 찾았다.
마치, 경기도 가평을 지나는 듯,
그 오솔길을 지나며 여러번 씩 이나 "
너무 아름답다는,"
상투적인 이야기를 또 하고 거듭하면서도
그냥 너무 아름다운,
그래서 한국이 더 좋은 것을,
누가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 했던가 ?
정녕 가을은 여자의 계절이고,
어머니의 계절인 것 같다.
내가 엄마가 되고, 훨씬 성숙하여
어머니가 된 후야,
가을이 나의 계절인 것을 통감할 수 있으니,


오는 길의 단풍은
양옆으로 하얀 렌트카를 에스코트하며
아직은 마흔 아홉인 듯,

상기된 여인의 모습으로
곱게 단장한 단풍길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이제는 갈 일이 없을 것 같은 시카고여행.
친구의 준비된 아름다운 결실을 기대하며,
Back Miller 에 가득한 지는 해를 훔쳐보며,
만선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어부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토론토를 향하여 가속 액셀레이터를 밟았다.
나의 안부를 궁금해 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저녁 식탁에 앉아 이야기와 밥을 ,

내 나이 오십에,

 

 

시카고에사는 엘리스




만족하는 시카고 Drive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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